[박수정 기자]
지난 15일, 전태일 55주기 추모주간의 마지막 날. 서울 청계천 물결 위로 빛이 번지던 아침, 전태일기념관 앞에는 각자의 스케치북을 품에 안은 사람들이 조용히 모여들었다. 누군가는 먼 도시에서, 누군가는 새벽 기차를 타고, 또 누군가는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이곳에 왔다. 전태일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 하나로.
야마토게임다운로드 ▲ 전태일기념관을 중심으로 일대를 그리고 있는 스케쳐들 전태일기념관 내 외부 곳곳에서 각자 준비해온 도구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는 스케쳐들이다.
ⓒ 박수정
전태일의 길을
게임릴사이트 따라 걷고, 그리고, 머무르다
전태일기념관에서 출발한 시민들은 청계천을 따라 전태일다리와 평화시장 일대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평소 바쁘게 지나치던 장소들이 이날만큼은 누군가의 '멈춤의 자리'가 되었고, 누군가의 '그림 자리'가 되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하나, 청계천 난간 위에 내려앉은 햇빛, 그리고 오래된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평화시장의 외벽은 전태일의 시간을 기억하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스케쳐들을 맞았다. 연필을 움직이던 한 시민이 조용히 말했다.
"이 길을 직접 걸어보니… 전태일은 책 속의 인물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있는 사람 같아요."
그 말처럼, 사람들은 그림으로 기억을 쓰고, 기억으로 전태일의 삶을 다시 떠올렸다. 오후 3시, 각자의
바다이야기다운로드 그림을 들고 전태일기념관 2층 시민갤러리에 모였을 때 전시장 벽면은 순식간에 서로 다른 시선과 감정들로 가득 채워졌다. 어떤 그림은 평화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전태일 동상의 뒷모습을, 어떤 그림은 전태일기념관 앞을 오가는 사람들을, 또 어떤 그림은 청계천의 흐름을 조용히 담고 있었다.
전순옥 전태일기념관 관장은 작품을
바다이야기프로그램 바라보며 "시민이 직접 그린 이 그림들이 전태일을 오늘의 시간 속에 다시 데려다놓는 것 같다"면서 "이 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고 말했다. 뒤이어 박승흡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전태일 55주기에 시민이 스스로 걸고 기록한 이 한 장의 장면들이 전태일 정신의 살아 있는 실천이다"라고 의미를 전했다.
▲ <전태일을 그리다> 단체 기념사진 시민갤러리 벽면을 가득 메운 그림들 앞에서, 전태일기념관을 배경으로, 휴대폰 불빛을 비추며 이날의 행사를 마무리했다.
ⓒ 박수정
그날 마지막 장면은 전시장 앞에 모인 시민들이 휴대폰 조명을 켜서 작은 촛불처럼 흔들던 순간이었다. 아주 작은 빛이었지만, 전시장을 따뜻하게 비추기에 충분했다. 이날 전태일기념관 2층 시민갤러리 벽면에 자리한 180여 점의 스케치는 오는 12월 27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전태일의 정신은 누군가의 기억과 참여를 통해 계속 이어진다. 이 그림들은 오래된 기록이 아니라 지금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청계천은 늘 그렇듯 계속 흐르지만, 그 위에 앉아 연필을 움직이던 시민들의 손끝은 잠시나마 시간의 흐름을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이, 전태일을 다시 우리 곁으로 데려왔다.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