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종 부자情 향으로 구현… K-향료, 전세계인 매혹하고파”
미용 경력 23년 헤드스파에 ‘향’ 접목 지역서 스토리텔링 독창적 작업
조향사로 전환점 ‘향의 치유력’ 사람 감정 집중 배워 브랜드 철학으로
韓, 원료 90% 수입불구 잠재력 커… 여주쌀 입욕제 등 로컬 특화 개발중
조향사(調香師)이자 NA조향스튜디오 현나영 대표는 “단순한 향수 제작을 넘어 지역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의 이야기를 담아 한국의 향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한국의 향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한국 향료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게 만드는 게 제 바람입니다.”
조향사(調香師)이
우주전함야마토게임 자 NA조향스튜디오 대표이사인 현나영(43) 대표는 세종대왕과 문종 부자(父子)의 애틋한 정을 앵두나무 향으로 되살리고, 여주지역의 문화와 자연을 담은 향기를 선보이는 등 지역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미용분야에서 23년 경력을 쌓은 현 대표는 헤드스파에 ‘향’을 접목하면서 조향의 길로 들어섰다. 조향사는 제품에 향기를 부여하는 향료를 개발
검증완료릴게임 하는 사람이다. 화장품부터 향수, 과자, 치약 등 적용되는 분야가 다양하다. 현 대표는 단순한 향수 제작을 넘어 지역의 이야기를 담는 스토리텔링으로 독창적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9일 한글날, 여주 세종대왕릉에서는 ‘세종대왕의 사랑의 향기’ 체험이라는 특별한 문화 프로그램이 열렸다. 500여 명의 참가자가 앵두나무를 모티브로
뽀빠이릴게임 한 향기카드를 직접 제작하며 세종과 문종 ‘부자의 깊은 정’을 감각적으로 경험했다. 한 참가자는 “다양한 향을 배합하며 카드를 만드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며 “은은하면서도 따뜻한 향기가 세종의 자애로운 마음을 느끼게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자가 현 대표다. “앵두나무는 문종이 지병에 시달리던 세종대왕을 위해 효심으로 심
릴게임사이트 었던 나무입니다. 하얀 꽃과 붉은 열매를 맺어 두 사람의 사랑을 상징하는 나무죠.”
참가자들은 나무 향을 바탕으로 15~20가지 향료를 시향한 뒤 스스로 선택한 향을 더해 자신만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그는 향료를 직접 선택하게 한 이유로 “향은 감성의 언어이자 감각과 기억의 매개체이니 각자의 감정이 향에 담기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4월에 제작된 여주의 자연을 표현한 5가지 향.
한 달 뒤인 11월 초 여주오곡나루축제에서는 더욱 확장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강변 나루마당 소원지길 옆에 마련된 ‘조선의 향원-향기로 소원을 빌다’ 체험부스에서 세종대왕, 명성황후, 이순신 장군, 퇴계 이황, 신사임당 등 조선 위인 5명의 철학과 품격을 향으로 구현했다. 조선시대 위인 중 1인을 선택하고 참가자들이 각자 선택한 향료를 배합하며 조선의 인물과 감성적인 교감을 해보는 경험으로 ‘자신만의 향수’를 만들게 했다.
이날 사용된 5가지 향은 2024년 4월에 제작된 여주의 자연을 표현한 것으로 각각 독특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여주 벚꽃’은 흥천 벚꽃길을 따라 흐르는 봄의 하늘빛과 꽃잎의 청아함을, ‘메이 아카시아’는 5월 아카시아 나무 그늘 아래 바람결과 여름의 전운을 표현했다. ‘윤슬’은 남한강 위로 반짝이는 햇살을, ‘오곡스만투스’는 풍요의 계절 향기를, ‘천년고찰’은 신륵사의 고요와 향나무의 깊은 숨결을 담았다.
현 대표는 “벚꽃은 원래 향이 없지만 벚꽃 길에는 하늘도 있고, 나무도 있고, 바람도 있다. 단순히 향료를 조합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온도, 빛, 기억을 향으로 번역하는 작업”이라고 했다. 한 향을 완성하기까지 평균 2~3개월이 걸리며 시향과 조율을 반복하며 여주의 공기가 느껴질 때까지 다듬는다고 한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그의 조향사로서 여정은 미용분야에서 시작됐다. 대학시절, 예술의 언어로 마음을 여는 ‘아트 그리팅’ 개념을 접하며 감성 커뮤니케이션의 기초를 닦았고, 20대 초반 영국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6년간 외국인을 대상으로 살롱워크 경험을 쌓았다. 2012년 귀국한 후 2014년 여주 오학동에 쎄리하우스를 열고 3곳으로 매장을 확장·운영하며 헤드스파 전문가로 자리 잡았다.
조향사로서의 전환점은 ‘향의 치유력’이었다. 현 대표는 “고객들이 헤드스파를 받으면서 긴장이 풀리고 기억이 환기되는 순간을 보며 향이 단순한 감각이 아니라 치유의 언어임을 알게 됐다”고 강조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감정을 수치화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향료의 구조보다 사람의 감정에 집중하는 방법을 배웠고 그것이 지금의 브랜드 철학이 됐다”고 했다.
현 대표는 이후 본격적으로 소비자 개별에 맞춘 향을 만들기 위해 2022년 NA조향스튜디오를 설립했고, 쎄리하우스는 현암동 매장 1곳으로 통합했다. 그의 매장은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이 가장 아름답다’는 철학으로 연결된다. 현 대표는 “쎄리하우스는 홈스파 브랜드이고, NA조향스튜디오는 그 감성을 향으로 구현하는 공간이다. 두 브랜드는 몸의 회복과 정화, 마음의 향기를 잇는 하나의 의식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이 매장에서 헤드스파를 받으며 자신에게 맞는 향을 조향하고, 그 향으로 만든 홈 스파 제품을 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통합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또한 한국 향료시장의 발전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현 대표는 “국내 향료시장은 이제 10년 정도밖에 안 됐고 원료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고유의 식물과 발효 기술, 섬세한 미적 감각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잠재력”이라고 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향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문화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향장협회 활동을 통해 로컬 향료 개발과 향 문화 교육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시니어, 교사, 학생, 장애인 등 다양한 대상을 위한 조향 교육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현 대표는 “장애인 참여자들은 향을 통해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했고, 시민들은 향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향 교육은 단순한 기술 교육이 아니라 존재 회복의 교육”이라고 말했다.
현대인의 후각 퇴화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현대인은 시각, 청각 중심의 세상에 살다 보니 후각을 잊고 산다. 후각은 감정과 기억을 가장 깊이 연결하는 감각이다. 신생아가 엄마를 냄새로 구분하듯 인간의 원초적인 후각을 되살리려는 추세가 최근들어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향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고 집중을 돕는 올팩션(후각훈련) 웰빙이 확산되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는다. 그는 “향은 마음의 온도 조절기”라고 했다.
현 대표는 여주쌀을 활용한 입욕제 등 로컬 특화 제품도 개발 중이다. 화장품 제조회사들과 OEM 협력을 통해 여주쌀 추출물과 금강송 오일 등 로컬 원료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한국 향료는 이제 K-뷰티의 새로운 축이 될 것”이라며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향료는 글로벌 시장에서 독창적 경쟁력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양동민 기자 coa007@kyeongin.com 기자 admin@slotmeg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