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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침대 같았다. 괜히 지금은 하하하. 쉽게게티이미지뱅크 "침대에서 책을 읽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제 오른손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쳐다보면 거기에 있죠. 오른쪽 다리에 똑같은 일이 일어난 적도 있어요. 버스에 앉아 있는데, 다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는 거예요. 누군가가 제 발에 걸려서 넘어질 뻔하는 바람에 제 발이 통로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는 걸 알아차렸어요." 책 '아웃사이더' 중 자신의 손발이 눈으로 보지 않을 땐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여성. 영국 20대 여성 애나는 마수드 후사인 영국 옥스퍼드대 신경학·인지신경과학 교수 진료실을 찾아 소설 속 설정 같은 증상을 한참 털어놓는 대출서류 다. "제 말을 믿으세요?"라고 조심스럽게 덧붙이며. 며칠 뒤, 경찰서에서 병원으로 전화가 걸려온다. 애나가 버스 옆자리에 앉은 여성 승객의 허벅지를 꽉 움켜지는 바람에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 애나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애나는 믿기 힘든 말을 이어간다. "제 손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어요. 손이 따로 마음을 지닌 것 같아요." 한국장학재단 기등록처리 뇌가 병들자 아웃사이더가 됐다 신간 '아웃사이더'는 뇌 질환으로 하루아침에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환자 7명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애나를 포함해 밤마다 귀신을 보는 남성, 남편을 내연남으로 착각하는 여성, 만나는 사람마다 폭언을 퍼붓는 여성 등이 등장한다. 모두 저자인 후사인 교수가 진료실에서 대 장애인 취업지원 면한 환자의 사례들이다. 애나의 증상은 명백한 의학적 원인이 있었다. 과거 수술했던 부위인 뇌 마루엽에 수술 후유증으로 물혹이 생긴 것이다. 우리 몸의 다양한 신체 부위로부터 오는 감각들은 뇌 마루 겉질(몸 오른쪽은 왼쪽 마루 겉질, 몸 왼쪽은 오른쪽 마루 겉질)에 수렴된다. 이는 우리 신체 부위들이 공간의 어디에 있으며 무엇과 접촉하고 초등학생휴대폰요금 있는지를 담은 표상을 생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애나의 물혹이 이 기능을 파괴한 것이다. 애나는 눈을 감으면 20초 이내로 오른 손의 위치를 인식하지 못했고, 손에 올려 놓은 물건의 모양도 지각하지 못했다. 손은 접촉 대상을 제멋대로 움켜쥐기도 했다. 그는 자기도 모르는 새 손과 발이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몰라 사회생활을 중단해야 했다. 대구 아파트 매매 뇌 마루엽은 다양한 신체 부위로부터 오는 감각들을 체계적이고 지형학적인 양상으로 수용한다. 이 지도를 호문쿨루스라고도 한다. 촉각 민감도가 가장 큰 신체 부위들이 겉질 면적을 가장 넓게 차지한다. 까치글방 제공 책 '아웃사이더'의 저자 마수드 후사인 영국 옥스퍼드대 신경학·인지신경과학 교수. 출처 위키피디아 수도 2년 전부터 행동 변이 이마관자엽 치매가 시작된 이후 돌변했다. 원래는 조용하고 이해심이 많았지만, 아프고 난 뒤 첫 손주를 보러 가자는 남편의 말에 "꼭 가야 해? 오늘 밤에 텔레비전에서 명작 영화를 틀어주는데"라고 하거나 육아가 힘들다고 울먹이는 딸에게 "우리 모두 다 겪은 일이야. 너만 아기 키우니?"라고 쏘아붙이곤 했다. 치매의 10~20%를 차지하는 이 유형의 환자는 기억력은 유지되나 상당수가 심각한 반사회적 행동을 저지르는 사람으로 바뀐다. 환자의 3분의 1 이상은 강도, 폭행, 성추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죄를 저지르고 이에 대한 죄의식조차 느끼지 않는다. 공감 능력도 사라진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책은 뇌의 일부 인지 능력을 잃어 갑자기 딴사람이 된 사례들을 통해 자아의 의미를 되묻는다. 우리가 보통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이 가족, 직업, 친구와 같은 배경이라고 생각하지만 뇌의 인지 능력이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인간은 인지 능력을 통해 집단 구성원들의 말하는 방식(억양, 유머 감각), 선호하는 음식, 음악, 뉴스 해석 방식, 특정 정당이나 운동 팀 지지 등을 습득한다. 이렇게 인지한 것들을 토대로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회에 속한다는 자아 감각을 형성한다. "우리에게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은 바로 뇌"라는 것이다. 책은 뇌에 대한 신경과학적 지식을 쉽고 흥미롭게 전달하면서도, 정체성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통해서 역설적으로 자아가 무엇인지, 우리가 우리답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철학적 사유로까지 나아간다. 아웃사이더·마수드 후사인 지음·이한음 옮김·까치글방 발행·392쪽·2만2,000원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