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트리스탄과 이졸데’ B캐스트인 브라이언 레지스터와 엘리슈카 바이소바 [국립오페라단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사실 우리나라는 바그너의 긴 오페라를 즐기고 감상할 여유가 없어요. 맞지 않는 환경이에요.”
독일을 비롯한 유럽 유수 오페라 극장의 단골 스타이자, 현존 세계 최고의 ‘바그너 가수’로 불리는 베이스 연광철은 일찌감치 이렇게 말했다. 길어도 너무 긴 분량, 평일 기준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하는 공연에선 도무지 4~5시간이 넘는 바그너 오페라를 보는 것은 누가
모바일바다이야기 봐도 무리다.
연광철은 “독일은 보통 3~4시면 퇴근을 하니 여유를 가지고 4시간짜리 오페라를 보러 갈 수 있지만, 우리는 6시에 퇴근해 다음 날 또 9시면 출근을 해야 하니 오페라를 보는 건 너무 힘들다”며 “사회적 여건이 개개인의 여유와 시간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 이유로 평일 오후 3시, 오페라가 시작
온라인골드몽 한다. 국립오페라단의 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다. 장장 5시간 40분, 90분씩 총 3막이 진행된다. 중간 휴식시간(인터미션)만 해도 1막 후 40분, 2막 후 30분이나 주어지는 대작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엄청나게 긴 시간 못지않게 고심이 되는 것은 340분의 체력전을 치르기 위해 든든히 속을 채우는 것이다
바다신2릴게임 . 사실 오후 3시 공연은 애매하다. 기존 저녁 공연처럼 식사 후 입장을 하기도 까다로운 시간이다.
이는 국립오페라단 관계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오페라단 관계자는 “스태프들은 공연 내내 스탠바이 돼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 식사할 시간이 없다”며 “특히 인터미션은 프로그램북 판매 등으로 더욱 바빠 공연 전후로 든든하게 식사하라고 직원들에게 귀
야마토게임연타 띔했다”고 했다.
선택지는 두 개다. 오후 4시 30분 첫 번째 인터미션에 40분간 식사를 하거나, 오후 6시 40분 두 번째 인터미션에 30분간 식사를 하는 것이다. 연출을 맡은 슈테판 메르키는 “이번 공연엔 두 번의 인터미션이 있으니 그사이에 충분히 쉬고 공연에서 보고 들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좋다”고 했다.
바다이야기2 어느 시간에 먹는 것이 효과적이냐는 각자의 식사 패턴에 달렸지만, 바그너 오페라의 특징도 힌트가 된다. 메르키 연출가는 “바그너는 굉장히 영리한 작곡가다. 가장 아름답고 극적인 음악적 정점이 작품의 마지막에 몰려있다”고 말했다. 휘몰아치는 아름다운 음악의 향연은 늘 관객들의 에너지 소모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오페라하우스 2층 로비에 위치한 그리시노 [예술의전당 사이버투어 캡처]
진짜 문제는 식사 장소다. 사실 예술의전당엔 베이커리, 이탈리안, 한식 등 다양한 식당이 들어와 있으나, 언제나 대란이다. 특히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선 1200석(전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끼니 해결을 위해 쏟아져 나온다면 굶주린 상태에서 오페라를 영접할 수밖에 없다.
공연이 길었던 만큼 국립오페라단은 예술의전당 내 요식업체들과 협업해 관람객에게 할인을 제공했다.
오페라극장 2층에 자리하고 있는 ‘그리시노’에선 트러플 햄버거 세트와 마르게리타 반쪽 세트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사전 예약도 가능하다.
그리시노는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물론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의상 디자이너인 필립 바제너도 추천하는 곳이다. 바제너 디자이너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그리시노 단골이 됐다. 그는 “건물 안에 맛있는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참 좋다”며 “그리시노에서 파스타나 포차(피자의 작은 버전)를 즐기는 편이다. 특히 피스타치오 카놀리를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오페라극장 옆, 콘서트홀 앞에 자리한 ‘빌라 드 샬롯’에선 파스타 세트(토마토 파스타, 하우스 샐러드)를 ‘트리스탄과 이졸데’ 세트로 선보여 매장에서 식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단 매장 내 식사는 첫 번째 인터미션 동안만 가능한다. 샌드위치 세트와 샬롯 브레드(휘낭시에, 머핀, 그래놀라) 세트는 포장 판매만 한다.
예술의전당에 빠삭한 예술단체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조신애 홍보 팀장은 예술의전당에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갈 수 있는 ‘비밀베이커리’를 추천했다. 조신애 팀장은 “비밀 베이커리의 에그 샌드위치는 가격도 적당하면서 베어먹기 편해 여성 관객에게 추천한다”며 “담백한 맛이 일품이고, 음식 냄새도 신경 쓸 필요가 없어 2부를 마음 편히 볼 수 있다. 공연 관람도 체력 소진이 만만치 않은데 단백질 폭탄이라 긴시간 버티는데 든든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회원이라면 10% 할인된다.
예술의전당 입구로 들어오면 바로 마주하게 될 테라로사 [예술의전당 사이버투어 캡처]
바제너는 예술의전당 비타민스테이션에 위치한 테라로사도 추천했다. 그는 “아메리카노와 정말 맛있는 피칸 타르트를 자주 먹는다”며 막간을 이용해 배를 채울 수 있다고 했다. 테라로사도 국립오페라단과 협업, 공연 티켓 소지자에겐 10% 할인을 해준다. 파리크라상과 오페라하우스 1층에 있는 리나스도 예술의전당 관계자들의 추천 장소다.
다만 문제는 어디나 만석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들은 이에 리나스가 위치한 공간에서 샌드위치나 김밥 등 음식을 사 들고 와 먹는 방법을 추천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리나스 근처 테이블과 의자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 인터미션에 이 장소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자리 쟁탈전’을 감수해야 한다. 날씨가 조금 춥지만, ‘낭만’에 죽고 산다면 ‘빌라 드 샬롯’ 옆 계단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N스튜디오 앞 우면지에서 샌드위치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먹는 방법도 있다. 추운 날씨 덕에 찾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으로 예상된다.
진짜 꿀 정보도 있다. 예술의전당 홍보팀이 추천한 곳이다. 쏟아지는 인파를 뚫고 끼니를 때우려면 국립국악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로 내달리면 된다. 오페라하우스 2층 그리시노 옆에 난 문으로 튀어나와 콘서트홀을 지나 질주하면 왼쪽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계단을 오르면 국립국악원이다. 둘 다 배식을 받는 형태로 운영되는 식당으로,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단, 메뉴 선택의 자유로움은 없다. 예술의전당의 오페라하우스 쪽 주차장 일층에 위치한 예향도 숨은 명소다. 한강에서 먹는 라면 끓이는 기계가 두 대 갖춰져 있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
국립오페라단 관계자는 “공연 종료 후에 생수 한 병씩 나눠줄 예정이다”라며 “안전상의 이유로 공연 중간에 줄 순 없지만 재밌게 공연을 보고 끝나고 시원하게 한 모금 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