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장경식 기자
“300여 년간 식민 지배를 받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도 3년 만에 과거사를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20년이 넘었습니다. 과거사 해결은 정의 실현을 위한 것이지 일부 좌파 변호사들의 장사 수단이 아닙니다.”
박선영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전 위원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과거사 청산은 ‘비즈니스화’됐다”며 “정의가 이권으로 변질된 지 오래”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2020년 12월 출범한 2기 진실화해위 마지막
사아다쿨 위원장을 맡았고, 지난달 26일 활동 종료와 함께 퇴임했다. 그는 ‘진실화해위 3기’ 출범을 위한 과거사법 개정을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과거사를 계속 물고 늘어지면서 제대로 된 진실 규명은 더 늦어지고, 피해자들은 또다시 소송전에 내몰릴 수 있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 인터뷰는 퇴임 하루를 앞둔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집무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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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과거사 해결 문제가 운동권 좌파들의 장사 수단이 되는 불합리한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며 “이른바 과거사 전문 변호사·로펌들이 과거사를 장사거리로 삼고 있다”고 했다. 앞서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 김모 변호사는 과거사위에 재직하면서 조사한 사건으로 피해자들이 제기한 국가배상
바다신2게임 소송 등 관련 소송 40여 건을 수임해 수임료 24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2022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박 전 위원장은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국가 기관인 진실화해위가 국가 폭력 피해를 인정해도 현행 과거사법엔 관련법에 배·보상 절차가 규정돼 있지 않아 결정문만으로는 보상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피해
릴게임 자들이 배·보상을 받으려면 진실화해위의 결정과 별개로 국가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일부 정치 성향을 띤 변호사나 로펌들이 사건을 수임하고 이득을 취하는 부조리가 종종 벌어지고 있다는 게 박 전 위원장 주장이다.
박 전 위원장은 “이전부터 국회가 특별법을 만들어 총리실 등 상위 기관에서 사건을 심의하고 배·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보상도 결정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그런데도 국회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피해자들은 (배·보상금의) 15~30%의 수임료를 변호인에게 주고 있다”며 “변호인들이 돈을 중간에 채 가는 구조를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3기 진실화해위’ 출범을 위한 과거사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이대로 법안이 확정되면 과거사 문제가 더욱 정치화할 것”이라고 했다. 과거사법 개정안은 진실화해위 조사 기간을 최대 5년으로 1년 늘리고, 위원 수를 9명에서 13명으로 4명 늘렸다. 그는 “(개정안에서) 위원 수가 늘었는데 대통령·국회의장·비교섭단체 추천 몫을 합치면 사실상 3분의 2가 범여권 인사들로 구성된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개정안에서 조사 대상의 시간 범위를 ‘권위주의 통치 시기까지(1993년 2월 이전)’에서 ‘국가인권위 설립 이전(2001년 11월)’까지로 8년 더 늘린 데 대해서도 “과거사를 김대중 정부 초기까지 연장시켜 역사를 자기 입맛대로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2020년 말 출범한 2기 진실화해위는 2025년 11월까지 총 2만252건의 진실 규명 신청을 접수해 1만8117건을 종결했다. 박 전 위원장은 1960~1990년대 한국에서 미국·덴마크·스웨덴 등 11국으로 보내진 입양인 367명이 조사를 신청한 사건에 대해 ‘인권침해’라고 공식 규정한 것을 재직 중 주요 성과로 꼽았다.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당시 ‘미아(迷兒)’들을 ‘고아’ 등으로 꾸며 해외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위원장은 “해외 입양 피해자가 무릎을 꿇고 ‘제발 해결해 달라’고 울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진실화해위원회
항일 독립운동과 6·25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권위주의 통치기에 일어난 인권 침해 등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설립된 독립 조사 기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출범해 2010년 활동을 마쳤다. 북한 인권 단체 물망초재단을 설립한 박선영 전 의원이 2기 마지막 위원장을 맡았다. 2기는 지난달 26일 활동을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