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케이스 스터디 - 기아
“기아는 ‘Sustainable Movement for an Inspiring Future’라는 ESG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2030년 목표를 구체화하였습니다.” _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지난 4월 9일 기아 CEO 인베스터데이가 열렸다. CEO 인베스터데이는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주요 투자자와 애널리스트에게 브랜드, 상품, 미래 사업, 재무 전략에 대해 알리는 중요한 자리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는 8개 세션 중 브랜드에 이어 ESG를 두 번째로 언급했다. 투자자가 주
손오공릴게임예시 로 궁금해하는 상품 전략이나 미래 전략만큼 ESG를 중요하게 언급한 것은 기아 내 ESG 전략의 위치를 보여준다. 이는 기아가 단순한 구호나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ESG를 경영 전략의 우선순위로 두고 기업경영과 통합해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뿐 아니다. 기아는 매년 ESG만을 주제로 한 글로벌 투자자 로드쇼(Non-De
릴짱 al Roadshow, NDR)를 따로 개최한다. 지난해 홍콩에 이어 올해는 미국 보스턴에서 ESG NDR을 개최했고, 내년에도 NDR을 통해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기아는 글로벌 ESG NDR을 통해 투자자에게 중장기 ESG 방향성을 직접 설명하고 피드백을 경영활동에 반영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기아만의 지속가능 비전과 전략
무료릴게임 을 폭넓게 공유하고,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전략이다.
투자자 소통 측면 높은 점수 받아
최근 기아는 뜻밖의 낭보를 접했다. 지난 9월 투자 담당자들이 뽑은 권위 있는 설문조사 ‘엑스텔 서베이(Extel Survey)’에서 아시아 지역 자동차 산업군 중 ‘
바다이야기5만 베스트 ESG 프로그램’ 부문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는 1300여 개 기관, 6300명 이상 투자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엑스텔 서베이는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관계자들이 CEO와 CFO, 이사회, ESG 부문에서 최고 성과를 낸 기업에 투표하고 1~3위를 공개한다. 엄청난 숫자의 투표 모수를 확보하고, 엄격한 기준을 고수해
오션파라다이스다운로드 ‘금융업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릴 정도다. 이 서베이에서는 금융 규모가 큰 중국이나 홍콩 기반 자산운용사가 60% 비중을 차지한다. 그동안 중국계 기업이 전 산업군에서 1~3위를 독차지해왔다. 비중국계 기업으로 ESG 부문 2위 선정은 기아의 실질적 ESG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베스트 프로그램은 3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한다. 첫 번째는 기업 ESG 전략(Corporate ESG Strategy)으로 기업의 ESG 전략 체계와 프레임워크다. 두 번째는 중대성에 근거한 ESG 공시(Material ESG Disclosure)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와 정보공개 범위 및 주기, 방식 등이다. 세 번째는 ESG 관여 전략(ESG Engagement)으로 투자자 커뮤니케이션, 질의 대응과 관련한 노력을 평가한다. 여기에는 CEO 인베스터데이, ESG NDR 등 ESG 관련 IR 활동을 포함한다.
이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공개된 기아의 프레임워크 및 실행 전략이 글로벌 상위 수준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주요 투자자 피드백에 따르면 기아가 명확한 ESG 전략 체계를 명시하고 있으며, 매년 정보공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실제로 기아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지난해보다 개선된 내용을 우선 게시한다. 또 투자자들이 눈여겨본 것은 적극적인 투자자 커뮤니케이션이다. ESG 로드쇼에 임원진은 물론 이사회 일원인 사외이사가 참여하는 등 보다 열린 소통을 하고 있다고 꼽았다.
기아의 대표 전기차 라인업 EV5. 사진=기아 제공
기아의 대표 PBV인 더 기아 PV5. 사진=기아 제공
실제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소통
기아는 자체 넷제로 실행 원년인 2045년을 향한 여정에서 2030년을 타깃으로 하는 플랜 S 2030 목표를 내놓았다. 플랜 S는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기차(EV)와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2030년까지 글로벌 판매 419만 대, 점유율 4.5% 달성을 추진하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2029년까지 42조 원을 투자해 브랜드 혁신 및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
플랜 S 전략의 요소는 지구(planet), 사람(people), 이익(profit)이다. 지구, 그리고 고객 및 사람 중심 문화가 이익보다 앞선 것이 눈에 띈다. 기아 내부에서 치열한 논쟁을 거쳐 지속가능성을 앞세우는 것으로 최종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다는 전언이다.
플랜 S를 통해 공개된 기아의 기업 전략은 지속가능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Sustainable Mobility Solution Provider)로, ESG 추진 전략은 ‘영감을 주는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한 움직임(Sustainable movement for an inspiring future)’이다. 기업 전략 자체에 지속가능성이 내재되어 있으며, ESG 추진 전략은 이를 조금 더 구체화해 미래를 위한 전략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아의 ESG 전략 중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환경이다. 실제 보스턴에서 열린 NDR 중에는 한 미국 투자자가 던진 유럽 차량 순환성 및 폐차 지침(EU ELV)에 대한 질문을 필두로 규제 대응과 관련한 지속가능한 전략에 대한 두세 가지 질문이 쏟아졌다. ELV는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의무화를 비롯해 차량 설계와 처리 등 전 과정 시스템을 순환 경제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내용을 담은 EU의 대표적 규제다.
EU ELV 규제는 자동차 산업 전반의 소재 전략과 공급망 구조에 중대한 변화를 요구하는 규제로, 발효 6년 후인 2032년부터 차량 내 재활용 플라스틱 함량 25% 이상 적용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향후 철강, 알루미늄 등 주요 금속 소재까지 재활용 의무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투자자들은 기아가 재활용 플라스틱 및 자동차 주요 소재의 재활용 비중 확대 요구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그리고 폐차 기반의 재활용 플라스틱 조달이 실제로 가능한지를 특히 관심 있게 질문했다.
이에 대해 기아는 국내외 주요 플라스틱 소재 회사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재활용 자재 조달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미 출시된 EV3와 EV4에 재활용 플라스틱 3~4%를 적용했으며, 이를 통해 조달 체계 구축과 품질 유지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의 2032년 재활용 플라스틱 25% 적용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단계적으로 준비해나가야 함에 따라 2027년까지 재활용 플라스틱 적용 비중을 8%까지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2032년 25% 수준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 2030년 이전까지 철 스크랩을 활용하여 탄소저감 철강 적용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외 철강사와 MOU를 체결해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했으며, 2026년 국내 복합 공정 철강을 우선 적용하고, 2029년 북미 전기로 제철소를 통해 철강 확보를 늘리는 구체적 실행 계획도 공개했다.
이 외에도 유럽의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CSRD)과 미국의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UFLPA)처럼 ESG 관련 요구사항이 단순한 규제를 넘어 무역장벽으로 작용하면서 기아의 비즈니스에서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화두가 됐다. 또 지정학적 불안정 속에서 공급망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인지 등 대응 전략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기아는 자동차 생애주기 전과정평가(LCA)를 통해 원소재 채취, 부품 제작, 차량 조립, 폐기, 정비 등 제품 생애 전 주기의 환경영향을 정량 분석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단계별 개선 우선순위 설정 및 탄소저감 전략 반영이 이루어지며, 협력사 관리 측면에서는 국내 1차 협력사 중 배출량이 높은 기업을 우선 선정해 관리하고, 향후 해외 협력사까지 관리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작은 수치도 꼼꼼히 보는 투자자
홍콩 NDR의 경우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작은 숫자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와 기업 분석을 꼼꼼히 따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기아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만들 때도 투자자 관점에서 부서 간 치열하게 논의하는 만큼 투자자를 위한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선제적 규제는 다른 국가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우선 대응하고자 한다.
투자자들은 재무제표에 나와 있지 않은 기업의 실력과 역량을 알고 싶어 하며, 기업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는지 궁금해한다. 장기 투자자의 경우 특히 그러하다. 기아는 소통을 늘려 투자자에게 믿음을 주고 투자자 록인(lock-in)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임원 평가 지표에도 ESG를 포함한다. 단순한 반영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이다. 2022년부터 각 부문별로 ESG 지표를 포함했다. 처음에는 대외 ESG 평가 점수 위주로 반영했지만, 점차적으로 ESG가 회사의 지향점과 합치되며 정교화되었다. 맨 처음 적용한 대상은 CEO에 그쳤지만, 이제는 국내 부문장은 물론 해외 부문장까지 핵심성과지표(KPI) 중 최대 25%가 지속가능 지표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통해 ESG를 목표가 아닌 실천으로 기업문화에 뿌리내리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기아만의 ESG 비전 지녀...CEO가 직접 나서 시장과 소통”
[인터뷰] 이덕현 기아 지속가능경영실장 - 기아가 추구하는 지속가능 비전은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나.
“비즈니스 전략 외 ESG 영역의 비전이나 체계가 있는 회사는 드물다. 기아는 ESG 전략을 커버하는 체계는 물론 기아만의 비전, 핵심 가치, 그리고 실행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2030년 단기 목표도 세웠다. 벌써 4년째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최고경영자가 나서 ESG에 관해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이번 엑스텔 서베이 수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엑스텔은 투자자와 IR 담당들이 직접 뽑는 서베이로, 큰 권위가 있다. 수상 배경으로는 기아의 3가지 주요 노력이 인정받은 것 같다. 첫 번째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투자자가 필요로 하는 재무정보 외 지속가능 정보를 충실히 기재했고, 매년 예년보다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 노력이다. 두 번째는 대부분 기업이 주로 잘하는 것만 공시하는 반면, 기아는 다른 기업에서 주저하는 지표도 과감히 공개하고 있다. 이를 투자자들이 알아준 것이 아닐까 한다. 세 번째는 방대한 정보를 다루다 보면 오류가 있기도 한데, 기아는 이를 빠르게 바로잡는다. 이렇듯 정확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알아준 것이 아닌가 싶다.”
- 기아의 ESG 전략에서 최우선 순위는 무엇인가.
“기후변화 대응과 자원순환이다. 전동화 전환으로 사용 단계의 탄소배출은 빠르게 감소할 수 있지만, 공급망의 탄소감축은 새로운 리스크이자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기아는 제품 단위 LCA 결과의 지속적인 분석을 기반으로 재활용·탄소저감 소재 확대, 협력사 배출량 감축 실행력 강화를 통해 전 과정에서 환경영향을 줄이는 데 전략적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또 사회적·윤리적 부분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복잡한 공급망 특성상 가치사슬에서 잠재적 인권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개선하고, 임직원뿐 아니라 공급망 파트너까지 안전하고 쾌적하게 일하는 것을 기본 책임으로 여긴다.”
- 기아의 2030 목표가 궁금하다.
“장기적으로 2030 목표는 환경 부문에서 RE100 66% 달성, 재활용 플라스틱 25% 적용, 사회 부문에서는 DEI 내재화, 공급망에서 광물 관리 범위를 22종으로 확대, 거버넌스에서는 이사회 중심 경영뿐 아니라 총주주환원율 35%를 골자로 한다. 분쟁 광물뿐 아니라 자동차에 중요하게 사용되는 광물 채취부터 사용까지 반인권적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제품 측면에서는 전동화가 중요한데, 기아는 EV 라인업을 촘촘히 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에도 강점이 있다. 단기적으로 캐즘(전기차 판매 부진)이 있긴 하지만, 제품 역량을 바탕으로 기후 위기 인식이 강화되면서 소비 패턴 변화가 맞물릴 때 비즈니스 성과가 탄탄해질 것으로 본다.”
- 나라별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미국의 관세 타격을 받고 있다. 많은 브랜드가 미국 판매 물량의 일정 부분을 역외에서 조달해 비슷한 상황이지만, 기아는 이 같은 위기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최근 기아의 성장세를 보면 영업이익이 글로벌 상위권에 올라섰으며, 관세 영향을 감안해도 여전히 톱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경쟁력 측면에서 이러한 영향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계획된 주주환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내 기아 차량의 잔존 가치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고, 글로벌 시장의 다양한 니즈에 맞춘 상품 라인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 앞으로 기아가 이해관계자에게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요즘은 기업의 성공 방정식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돈을 버느냐에서 어떻게 돈을 버느냐, 번 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해졌다. 예전에는 기업의 방식대로 돈을 벌고 용처를 정했지만, 이제는 이해관계자를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기아는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전동화 라인업 확대, PBV 출시 등 지속가능한 사업으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 중이다. 환경적·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공급망,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통해 공동 가치를 창출하는 데 힘쓰고 있다. 앞으로도 혁신기술로 이동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고객 삶에 영감과 가치를 더하며, 이해관계자 모두와 성장해나감으로써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구현화 한경ESG 기자 kuh@hankyung.com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