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서장훈이 26일 오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새 예능 '열혈농구단'(연출 김한진, 서현석)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요즘 스포츠 예능이 정말 많이 나오죠. 나와도 정말 많이 나오고. 그래도 스포츠인 입장에서 이렇게 농구 예능이 나오고,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면 너무 감사하죠."
국가대표 농구선수로 활약하다 방송인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서장훈이 그가 이끄는 신규 농구 예능 프로그램 SBS '열혈 농구단' 제작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온라인야마토게임 스포츠 예능 전성시대다. 각 방송사마다 각기 다른 종목으로 프로그램이 나올 정도다. SBS만 보더라도 축구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이 4년째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고, 최근까지 MBC '신인감독 김연경'이 전직 배구 선수 김연경을 내세워 사랑받았다. tvN '아이 엠 복서', 채널A '야구 여왕', MBN '스파이크 워'까지 이달에만 3개의 스포츠 예능 프
릴게임뜻 로그램이 선보여졌다.
야구, 축구, 격투 등 종목을 달리한 포맷들이 쏟아진다. JTBC '최강야구'처럼 팀을 꾸려 정식 경기 형식으로 승부를 벌이거나, '골 때리는 그녀들'처럼 리그 구조를 만들고 시즌 서사를 쌓는 방식이 전형이 됐다. JTBC '뭉쳐야 찬다' 류의 팀 스포츠도 이제는 "누가 웃겼나"보다 "어떻게 이겼나"가 회차의 설득력을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만든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피지컬: 100'이 증명했듯이, 서바이벌 문법과 스포츠 경쟁은 글로벌 OTT에서도 성공적인 모델로 꼽힌다.
최근 등장하는 스포츠 예능의 트렌드는 "중계처럼 진지하게, 예능처럼 친근하게"다. 경기 장면은 실제 중계에 가까운 리듬(전술, 기록, 리플레이, 승부처)을 취하고, 경기 밖에서는 선수단의 관계와 훈련 과
바다이야기모바일 정을 통해 캐릭터 서사를 제공한다. 과거 스포츠 예능이 '운동을 빌린 예능'이었다면, 최근 스포츠 예능은 '예능 문법을 잘 쓰는 스포츠'에 가까워졌다. 그래서 시청자는 몰입하고, 제작사는 확장 가능한 IP를 얻는다.
스포츠 예능의 인기 요인은 '진짜'가 주는 긴장감과 감동이다. 예능적 설정 등 대본을 덜어낼수록 매력은 강력해진다. 예상 밖
바다이야기릴게임2 실수, 에이스의 부진, 막판 뒤집기 같은 변수 등 기획으로 얻기 힘든 돌발 상황이 생동감을 제공한다.
전 배구선수 김연경이 24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신사옥에서 열린 새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연출 권락희)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여기에 '연습 → 전술 → 실전 → 복기'라는 리듬 역시 시청자들의 몰입이 쉬운 구조이며, 팬덤 형성 역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 팀이 생기고 유니폼이 생기면, 시청자는 출연자를 '캐릭터'가 아니라 '선수'로 소비한다. '다음 경기'가 기다려지는 순간, 프로그램은 콘텐츠가 아니라 '리그'가 된다.
이 지점에서 스포츠 예능은 사업성이 커진다. 방송 광고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가장 눈에 띄는 확장은 '직관'이다. 스튜디오 속 게임이 아니라 실제 경기장을 빌려 관객을 받는 순간, 프로그램은 티켓 매출을 만드는 공연 산업 쪽으로 발을 옮긴다. 여기에 굿즈(상품)가 붙으면 수익 구조가 한층 단단해진다. '최강야구'는 굿즈 팝업스토어를 열고 유니폼, 모자, 공인구, 마킹 서비스 등 '팀 상품'의 문법을 그대로 가져왔다.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며 관련 제품을 선보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협찬, 제휴 시장 역시 활발하다. 프로그램 안의 노출은 PPL(간접광고)을 넘어 스폰서십이 되고, 광고가 후원이 된다. 온라인에서는 하이라이트 클립이 재유통되며, 유튜브·숏폼 광고 수익과 추가 트래픽도 만든다. 스포츠 예능이 'IP(지적재산권) 장사'에 적합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시장이 커질수록 예민한 부분도 커진다. '최강야구'를 둘러싼 JTBC와 제작사 스튜디오 C1의 갈등이 단편적인 예다. '최강야구'는 방송가에서 성공적인 스포츠 예능 사업 성공 사례로 꼽혔지만, 양측은 제작비 집행 내역 공개 문제와 과다 청구 여부 등을 두고 갈등을 겪었다. 이후 유사 포맷의 '불꽃야구'가 제작되자 JTBC는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조정이 불발돼 본안 소송으로 공방이 이어진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런 분쟁은 단순히 "프로그램 이름이 비슷하다" 수준이 아니다. 스포츠 예능이 직관·굿즈·온라인 유통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면서, '포맷(IP) 소유권'과 '제작 주도권', '출연진 초상권·퍼블리시티 권리', '2차 사업 수익 배분'이 한꺼번에 얽힌다. 방송 산업에서 흔했던 '제작비+편성료' 중심의 계약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워진다. 한쪽이 '우리가 만든 세계관'이라고 주장하는 순간, 다른 쪽은 '우리가 키운 브랜드'라고 반박한다. 프로그램은 '권리 다툼의 상품'이 된다.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한 스타들의 매니지먼트도 양날의 검으로 꼽힌다. '학폭' 등 리스크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스포츠 예능 관계자는 "프로그램이 너무 잘되면, 또 선수 관리라는 새로운 과업이 생기게 된다"며 "선수 매니지먼트는 연예인과 또 다른 점에서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결국 관건은 지속 가능성이다. 스포츠 예능이 커질수록 제작비는 올라가고, 안전과 공정성(부상 관리, 심판·룰 운영, 편집의 개입 정도)에 대한 기준도 더 엄격해져야 한다. 동시에 직관과 굿즈가 커질수록 계약은 더 세밀해야 한다. 누가 권리를 갖고, 누가 책임을 지며, 수익을 어떻게 나누는지 투명하게 설계하지 않으면 '다음 시즌'은 경기력이 아니라 분쟁으로 무너진다.
한 관계자는 "이 장르가 오래 가려면, 승부만큼이나 계약도 정교해야 한다"며 "스포츠는 룰로 굴러가고, 스포츠 예능도 결국 룰로 살아남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자 admin@slot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