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희일의 견문발검] 주류 언론 침묵하는 세계적 데이터센터 반대 붐 요금상승 시민 전가, 기업은 보조금·세제 수혈받는 노골적 불평등 용수 고갈과 공해, 화석연료 기후위기 심화까지…'빨간약' 먹을 때
[미디어오늘 이송희일 영화감독]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출범식에 참석자들과 함께 참여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 대통령, 아마존웹서비스(AWS) 프라
야마토게임 사드 칼야나라만 인프라 총괄 대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연합뉴스
역풍이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곳마다 저항의 바람이 분다. 주류 언론들이 무섭도록 침묵을 지키는 사이,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이 AI(인공지능) 찬가를 부르는 동안 전 세계 데이
오션파라다이스예시 터센터를 따라 사람들이 운집하고 있다.
단적으로 미국에서만 2025년 2분기 동안 98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차단되거나 지연됐다. 단 3개월 만에 20개 프로젝트가 멈췄다. 데이터센터 워치(Data Center Watch)에 따르면 24개 주에 걸쳐 최소 142개의 시민단체들이 프로젝트의 3분의 2를 중
야마토게임다운로드 지시켰다. 거침없는 속도다.
간단히 예를 들어보자. 2024년 5월 애리조나주에서는 140억 달러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철회됐다. 바로 뒤이어 8월에는 애리조나의 투손 시의회에서 아마존의 프로젝트를 만장일치로 부결시켰다. 또 2025년 9월 인디애나폴리스 주민들이 구글의 프로젝트를 중단시켰고, 11월에는 펜실베니아주와 미시건주에서 대규모 데
사이다쿨접속방법 이터센터 계획이 보류됐다.
가장 반발이 심한 곳은 데이터센터 수도라 불리우는 버지니아주. 최소 42개 단체들이 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가령, 워렌턴 주민들은 아마존 데이터센터 건설을 지지했던 모든 시의원들을 투표로 퇴출시켰다. 2023년 '데이터센터 개혁연합'이 결성된 이래 버니지아주는 풀뿌리 캠페인과 주정부 차원의 선거운동을 병행하
릴게임몰 며 조직적 저항의 메카로 변모했다.
'충격적인 전력가 상승, AI 비용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내용을 다룬 블룸버그 보도화면 갈무리. 보도에 따르면 AI 수요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지역에서 전기 도매 가격이 5년 전 대비 최대 267% 증가했다.
왜 반대할까? 우선 '전기 먹는 공룡'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서 전기요금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뉴스가 최근 미국 전역을 분석한 결과, 데이터센터 활동이 활발한 지역의 한 달 전기요금이 5년 전보다 평균 267% 폭등한 것으로 드러났다.
골드만삭스 조사에 따르면, AI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165%를 증가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잖아도 과부하 상태인 전력망에 부담을 주고 전기요금 상승을 부추기는 것이다. 요금 상승은 시민에게 전가하고 AI 기업과 데이터센터는 각종 보조금과 세금 혜택을 수혈받는 노골적 불평등, 그것이 시민들이 분노하는 주된 이유다.
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는 냉각을 위해 막대한 물을 사용함으로써 지역 용수를 고갈시킨다. 전 세계가 담수 위기에 빠진 가운데, 2027년까지 연간 6.4조 리터의 물을 사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덴마크의 연간 물 사용량의 4~6배에 육박하는 양이다. 더구나 데이터센터는 대기오염과 소음 공해를 초래한다. 대표적으로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우는 질소산화물(NOx) 등의 디지털 스모그가 다량으로 배출된다. 하지만 이보다 치명적인 게 있으니 바로 기후위기를 가속시킨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전력을 어디에 의존하는가? 바로 화석연료다. 급증하는 AI 에너지 수요를 위해 가스발전소는 물론이고 구글과 메타처럼 아예 석탄발전소 운영을 연장하기도 한다. 아마존 데이터센터도 인도 등에서 석탄발전소를 가동하면서 맹렬히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중이다. IEA(국제에너지기구)의 추정치에 의하면, 2035년까지 데이터센터를 위한 LNG발전소와 석탄발전소 가동으로 기후 오염이 두 배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다.
미국·아일랜드·남미 번진 저항 바람한국에선 질문 없이 고요, AI 찬가만
▲데이터센터 워치(Data Center Watch) 홈페이지 갈무리
이런 이유들로 데이터센터 반대 붐이 미국뿐 아니라 아일랜드에서부터 남미까지 광범위하게 퍼져나가는 것이다. 무려 전력의 20%를 데이터센터가 빨아들이는 아일랜드의 경우, 최근 유럽에서 전기요금이 가장 많이 인상됐는데 데이터센터들이 매년 수억 유로의 보조금을 받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반대 캠페인이 본격화됐다.
남미에서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가 데이터센터를 건설한 멕시코 케라타로에서는 전력과 용수가 끊기면서 휴교령이 내려지고 병원 진료가 중단되기까지 했다. 매년 가뭄과 물 부족을 겪는 칠레에서는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짓는 바람에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건설현장을 봉쇄하는 등 치열한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어느새 데이터센터 반대 붐은 새로운 기후환경운동과 지역운동의 화약고가 되어가는 형국이다. 기업 비밀주의로 무장한 거대 기술자본의 AI 데이터센터가 영화 '매트릭스'의 생체기계처럼 지상의 에너지와 자원을 모조리 흡혈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이 기이한 세계에 왜 질문이 없겠는가. 이익은 누가 독점하는가? 기후-생태 오염의 피해는 누구에게 가는가? 무정부 상태로 폭주하는 AI 자본을 어떻게 민주적이고 생태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까?
그런데 아직 여기 한국은 고요하기만 하다. 연일 AI 찬가만 북새통이다. AI와 데이터센터가 기후위기 해법이고 세상의 모든 대답이라는 매트릭스의 환상이 지배하는 이 세계에서, 질문이라곤 여전히 AI에게 하는 것들뿐이다. 이제 진짜 질문을 할 때도 됐다. 빨간약을 먹을 때가 됐다.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