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잇따라 낸 인천 부부 시인의 동행
옥효정, 사회 현실을 응시한 직접적 서사
지창영, 서정·은유 속에 담은 시대의 질문
첫 독자이자 문학 동반자… 시로 위로받아
지난 27일 인천 부평구 청리단길에 있는 한 카페에서 지창영(왼쪽), 옥효정 시인이 서로의 시 중에서 좋아하는 시를 꼽아 이야기하고 있다. 2025.11.27 /박경호기자 pkh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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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여 간격으로 각각 시집을 낸 인천의 부부 시인이 있다. 지난 8월 등단 11년 만에 첫 시집 ‘우리는 더 단단해지기로 했다’(애지시선 129)를 낸 옥효정 시인과 9월 두 번째 시집 ‘송전탑 이슬’(b판시선 77)을 낸 지창영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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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효정·지창영 시인은 자주, 평화, 통일, 민주화운동, 문학 등 다양한 분야 여러 단체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시민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들의 시에는 사회 현실이 반영돼 있다. 그러면서도 두 시인의 스타일은 상당히 다르다.
지난 27일 오전 인천 부평구 청리단길에 있는 한 카페에서 두 시인을
릴게임바다신2 만났다.
옥효정 시인의 시에는 유리창 청소 노동자, 반지하 노인, 세월호 참사, 코로나19 등 현실과 일상이 비교적 직접 드러난다. ‘유리창 청소 노동자가 18층 빌딩에서 추락사했다 /애도는 잠시 파열음을 냈다가 잠잠해졌다’(옥효정 시 ‘우리는 더 단단해지기로 했다’ 中)
옥효정 시인은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 그리고 사
릴게임다운로드 회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제가 어떤 힘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시를 쓰고 싶었다”며 “시집을 내려고 그동안 써 온 시들을 모아보니 연결되는 이야기들이었다”고 말했다.
옥효정 시집 ‘우리는 더 단단해지기로 했다’(애지시선 129)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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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영 시인의 시는 조금 더 서정적이고 은유적인 느낌이 있다. ‘동이 터 오는데 / 모두 안녕하신가 / 간밤의 칠흑 속을 함께 유영하다가 / 손을 놓치고 차마 부르지 못해 삼키던 이름들이 / 희미한 능선 그림자로 어른거리는데……’(지창영 시 ‘송전탑 안부’ 中)
지창영 시인은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서정성도 깔고, 그림이나 영상을 보듯 장면을 제시하기도 한다”며 “그러면서 사회적 이슈, 특히 자주와 통일 문제를 다루는 시들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부부는 시를 함께 배웠다. 옥효정 시인이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고, 지창영 시인에게 시 쓰기 공부를 권유했다. 문학모임과 글쓰기 강의도 함께하고 있다. 서로 첫 번째 독자이자 문학적 동반자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고 한다.
서로의 시를 한 편씩 꼽아 달라고 요청했다. 옥효정 시인은 “지창영 시인이 기후위기를 다룬 ‘플라스틱 눈물’과 투쟁 현장에 있는 동지들한테 하는 이야기 같은 ‘송전탑 안부’가 위로가 됐다”고 했다.
지창영 시집 ‘송전탑 이슬’(b판시선 77) 표지.
지창영 시인은 “옥효정 시인이 삶과 인연에 대해 이야기한 ‘꽃길만 걷자던 우리는’이 좋았고, 육중한 포클레인은 안전하게 착지하는데, 고층 아파트 유리창을 닦던 사람(노동자)은 떨어지는 모습을 그린 ‘포클레인이 하늘을 날 때’가 사회적 울림을 준다”고 추천했다.
시인 부부에게 왜 시를 읽어야 하는지 물었다. 옥효정 시인은 “시는 읽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하게 읽힐 수 있다”며 “정서가 메마르거나 힘들 때 시를 통해 위로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지창영 시인은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사람답게 사는 여러 가지 길 중 하나가 시를 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 번 읽고 생각하고, 자기 나름대로 해석도 해보는 과정 속에서 또 다른 세계를 맛보게 된다”고 말했다.
/박경호 기자 pkhh@kyeongin.com